메리트카지노 변호사는 많아졌는데..소비자 접근성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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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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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에서 개업을 한 지 3년차인 청년변호사 A씨는 최근 당혹스러운 제안을 받았다. 대여금 소송을 준비중인 의뢰인이 찾아와 대리인으로 등록을 안해도 되니 100만원에 민사사건 소장만 써달라는 것이었다.
A 변호사가 제안한 부가가치세 포함 330만원의 변호사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것이 그 이유다. A 변호사는 330만원도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마저도 비싸다는 소비자의 반응에 씁쓸한 마음으로 수임을 포기했다. 변호사는 최근 10년 사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변호사 수임료는 아직도 비싸다는 지적이 많다. 반면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지난 수 십년간 소비자 물가는 크게 올랐지만 변호사 수임료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변호사들 사이 법률 서비스 비용을 놓고 온도차가 심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평가받는 서초동 변호사 수임료는 민사소송의 경우 최하한선이 300만원, 형사사건은 500만원 선이다.
수백만원에 이르는 변호사 수임료가 비싸다고 느낀 많은 소비자들은 법조인들의 전문적인 사법서비스를 포기하고 ‘나홀로 소송’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받은 대법원의 ‘민사 본안 및 형사사건 변호인 선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민사 본안소송 1심에서 원고와 피고 모두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소송은 전체 495만827건 중 360만482건에 이른다.
전체 민사소송 10건 중 7건(72.7%)이 변호사 없는 법정에서 재판부의 판단을 받는 셈이다. 원고 또는 피고 중 한쪽 당사자만 변호사를 선임한 사건까지 포함하면 459만 2180건으로 그 비율은 92.7%에 달한다.
서초동에서 근무하는 경력 2년차 변호사는 “많은 의뢰인들이 각 지자체에서 하는 무료법률 상담 또는 포털사이트에 법률지식인 검색을 한 뒤 찾아왔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최종 확인차원에서 1시간에 10만원 정도만 내고 상담을 받은 뒤 변호사 없이 소송을 나서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의뢰인들이 ‘나홀로 소송’에 나서는 이유는 특히 소액 사건들 같은 경우 소송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해서 변호사 선임비용이 비싸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반면 변호사들은 낮아지지 않는 변호사 수임료 지적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사내변호사로 근무하다가 최근 법률사무소를 낸 한 변호사는 “변호사들은 사건을 맡으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법리적인 쟁점을 검토해 서면을 쓰고 법원에 서너번 출정까지 한다”며 “수임료 300만원을 받아 세금을 내고 나면 최저시급도 안 나올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더욱 극심해지는 저가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결국 수임료 경쟁이 과열될 경우 서면을 변호사들이 아닌 사무장이 써서 제출하고 변호사는 사건만 수임해 가져다 주는 ‘서면공장’ 방식의 사무실 운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최근 들어 의뢰인이 사실관계를 적어 놓으면 변호사들이 수임료를 두고 경쟁하게 하는 변호사 역경매 사이트까지 등장하면서 변호사 수임료가 100만원 초반까지 낮아졌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집에서 재택하며 서면만 쓰는 ‘택변’, 전화상담 만으로 돈을 버는 ‘폰변’ 까지 생겨나는 등 변호사 수임료가 비싸다는 걱정도 몇년만 지나면 옛날 얘기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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